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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탈락도 데이터다 — 실패에서 배우는 정부지원금 전략
정부지원금은 수많은 중소기업과 창업자들에게 매년 문을 열고 있다. 하지만 이 문은 모두에게 열리는 건 아니다. 매번 수천 개의 지원서가 접수되지만, 선정되는 비율은 채 30%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70%의 기업들은 ‘탈락’이라는 통보를 받고 좌절하거나, 이유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다시 시도하지 않게 된다.
필자도 그중 하나였다. 창업 초기,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준비했지만 첫 번째 도전에서는 명백히 떨어졌다. 처음엔 ‘기술이 부족했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탈락 사유 통보서를 하나하나 뜯어보며, 심사 위원들의 코멘트를 되짚다 보니 명확한 실수들이 보였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실제로 탈락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지원금 신청 시 자주 반복되는 실수 5가지를 정리해봤다. 이건 단순한 실패담이 아니다. 실패를 ‘분석 가능한 데이터’로 전환하고, 그 안에서 다음 도전을 위한 인사이트를 도출한 생생한 사례다. 비슷한 사업을 준비 중이라면, 이 글이 진짜 도움이 될 것이다.
[1문단] 실수 ① 문제 없는 아이템이 아니라, ‘문제 해결형’이었는가?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첫 번째 실수는 바로 ‘기술은 훌륭하지만 문제 해결이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다. 필자의 첫 번째 탈락 원인도 여기에 있었다.
처음 신청한 사업 아이템은 친환경 포장재와 관련된 기술이었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재와 공정도 있었지만, 심사위원들의 평가 코멘트에는 이런 문장이 있었다.
“기술 자체는 흥미롭지만, 시장에서의 구체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설득력이 부족함.”이 경험을 통해 필자는 정부지원금 과제가 단순히 ‘좋은 기술’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 대상이 명확한 문제’를 전제로 평가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술은 수단일 뿐이고, 누구의 어떤 문제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다시 말해, 아이템 소개보다 시장 조사 → 사용자 페인포인트 → 기술을 통한 해결 → 기대 효과까지 이어지는 스토리가 부족했다면, 탈락 가능성이 매우 높다.
[2문단] 실수 ② 숫자 없는 계획은 ‘계획’이 아니다
두 번째 실수는 정량 데이터가 부족한 사업계획서였다. 기술 개발 계획은 있었고, 마케팅 전략도 언급했지만, 모두 ‘~할 예정이다’,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추상적인 문장으로 채워져 있었다.
정부지원사업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모든 항목에 대해 숫자 기반의 계획과 근거를 요구한다. 예를 들어 ‘개발 완료 후 연 매출 5억 원 예상’이라는 문구를 썼다면,
- 시장 규모는 얼마인지
- 목표 점유율은 몇 퍼센트인지
- 타깃 고객은 누구고 연간 구매 건수는 얼마나 되는지
같은 구체적 숫자와 가정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필자는 초기 시장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경쟁사 분석도 자료 중심이 아니라 감에 의존한 설명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심사위원들은 **“시장성 검증 부족”, “데이터 기반 계획 미흡”**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후 재도전에서는 고객 설문, 경쟁사 비교표, 시장 규모 분석 데이터를 함께 제출했고, 그것이 합격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계획에 숫자가 없다면, 그것은 ‘희망’일 뿐이다.
[3문단] 실수 ③ 준비된 팀인가? 사람의 ‘믿음도’ 평가한다
세 번째 실수는 사업 아이템이나 기술이 아닌, 팀 구성과 인력의 신뢰성 부족이었다. 필자가 초기에 제출한 지원서에는 개발 담당자, 마케팅 담당자 등 팀원 정보가 있었지만, 이력과 경력, 역할이 모호했고, 실제로 해당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정부지원사업은 기술보다 사람이 실현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과제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인력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감점 요인이 된다. 특히 실사 단계에서는 “이 인력이 이 기술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가?”, **“이 팀이 일정 기간 내에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구조인가?”**를 매우 꼼꼼하게 본다.
심사위원이 팀 구성을 보며 던졌던 질문은 아직도 기억난다.
“이 개발 책임자는 이전에 유사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나요?”,
“해당 기술 분야의 전문 자격이나 논문 실적은 있나요?”당시엔 그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하지 못했다. 두 번째 도전부터는 개발 책임자의 경력, 관련 프로젝트 경험, 전문성 근거 자료(특허, 논문, 자격증 등)를 구체적으로 첨부했고, 그 이후엔 이런 질문이 나오지도 않았다.
[4문단] 실수 ④ 실사 대응이 미흡했다 + 실수 ⑤ 정산 계획을 간과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실수는 선정 직전 단계인 실사와 정산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실사에서는 실제 장비가 있는지, 연구 공간은 적합한지, 개발 일정에 맞춰 자금 계획이 현실적인지를 확인한다.
당시 필자는 개발 공간이 협소했고, 장비 목록은 제출했지만 실물 장비가 모두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심사위원이 현장에서 “이 장비는 언제 들어옵니까?”, “현재 이 공간에서 실험은 가능한가요?”라고 물었을 때, 확신 있게 대답하지 못했다. 이건 곧바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또 하나 놓쳤던 점은 정산 계획의 구체성이다. 정부지원금은 아무렇게나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예산 항목별로 사전 계획, 집행 기준, 증빙 방식까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필자는 이걸 단순한 ‘행정 절차’ 정도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사업계획서의 핵심 중 하나였다.
“이 자금을 어떻게, 언제, 어떤 근거로 쓸 것인가”에 대한 답이 부족하면 실행력이 없다고 판단받는다. 이후 재신청할 땐 예산 집행 계획서에 항목별 세부 설명과 예상 세금계산서 견본까지 첨부했고, 실사 때도 “예산 준비가 잘 되어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 마무리: 실패는 다시 뛰기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정부지원사업에서 한 번의 탈락은 끝이 아니다. 오히려 그 안에는 다음 도전을 위한 ‘힌트’들이 가득 담겨 있다. 필자처럼 실제로 떨어져보고, 그 평가서를 세 번 네 번 읽어보면 자신이 놓쳤던 부분이 얼마나 분명했는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탈락은 실망스러운 일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 배우는 것이 훨씬 더 많다. 위에서 정리한 **5가지 실수(①문제 정의 부족 ②숫자 없는 계획 ③팀 구성 미흡 ④실사 대응 미숙 ⑤정산 계획 부실)**는 단지 나만의 경험이 아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반복해서 저지르는 실수들이다.
이 글이 당신의 다음 도전에 작은 나침반이 되었으면 한다. 실패는 창피한 일이 아니라, 정부지원금이라는 큰 기회를 제대로 잡기 위한 과정의 일부다. 준비만 철저하다면, 탈락은 피할 수 있고, 한 번의 성공으로 당신의 사업은 크게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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